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갑자기 새벽에 입안에서 스멀스멀 생각난 그 맛, 바로 게찜. 누군가는 야식으로 라면을 끓일 테고, 누군가는 냉동실을 뒤지겠지만
나는 수산시장으로 달려갔다
수산시장으로 직행, 목표는 단 하나
게를 사러 가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암게 vs 숫게 구별하기. 사장님께 여쭤보기 전에 미리 알고 가면 더 좋다.
암게와 숫게 구분법
- 게 배 밑을 살짝 들춰본다.
- 삼각형 모양이 뾰족하고 날카로우면 숫게,
- 둥글고 넓적한 모양이면 암게.
암게는 특히 알이 꽉 차 있을 때 정말 고소하고 부드럽다. 찌개도 좋지만, 찜으로 먹어야 제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.
준비 과정도 즐겁게
5kg 정도를 사서, 배 터질 때까지 먹어보기로 했다. 알이 꽉 찬 놈들만 골라서, 집에 돌아와 깨끗이 솔질하고 물에 씻기.
게는 껍질 사이사이에 모래가 낄 수 있으니 꼼꼼하게 닦아줘야 한다.
찜통에 물을 붓고, 게를 차곡차곡 올린 뒤 불을 올려 찐다. 게가 진한 붉은빛을 넘어 살짝 누르스름하게 변하면 완성.
한입 베어물면, 바다의 고소함이 입 안 가득
껍질을 열면 살이 꽉 찬 순살, 게딱지 속에 숨겨진 노르스름한 내장과 알. 비린 맛 하나 없이 고소하고 진한 맛이 입안에 퍼진다.
함께 곁들인 건 마늘종 절임. 짭조름하면서도 씹는 맛이 있어 게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환상의 궁합.
한마디
요리랄 것도 없이 깨끗이 씻고 찌기만 하면 끝나는 간단한 요리. 하지만, 그 맛은 간단하지 않다.
가끔은 이렇게 갑자기 떠오른 음식 하나에 하루를 맡겨보는 것도 꽤 괜찮다. 그날의 포만감과 여운은, 아마 며칠은 더 남아 있을 테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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